물갈이 후 산호가 안 펴질 때 대처법
몇 시간 전에 물갈이를 했습니다. 아침까지만 해도 빵빵하게 부풀어 있던 유필리아가 쪼그라들어 골격만 남은 것처럼 보이고, 조안투스는 전부 닫혔고, SPS는 폴립이 하나도 안 나옵니다. 죽은 것 같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정상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먼저 안심되는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이건 해수 취미에서 가장 흔하게 겪는 일이고, 압도적으로 많은 경우 다음 날이면 산호는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산호가 닫히는 건 반사 반응입니다. 변화에 대한 반응이지 손상의 증거가 아닙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오래 닫혀 있느냐, 그리고 닫힘 외에 다른 증상이 같이 나타나느냐입니다.
지금 당장 확인할 것
다른 조치를 하기 전에, 아래 순서대로 확인하세요.
- 수온. 본수조에 온도계를 넣으세요. 물갈이 전 수온과 비교합니다. 1°F(0.6°C) 이상 움직였다면 원인 하나를 찾은 겁니다.
- 염도. 스윙암 비중계 말고 굴절계나 교정된 전도도 측정기로 재세요. 목표는 비중 1.025
1.026(3435 ppt)입니다. - 알칼리니티. 지금 수조를 측정하세요. 물갈이 전 수치를 알고 있다면 비교합니다. 화학적 원인 중에서는 이게 가장 유력합니다.
- 행동이 아니라 조직을 보세요. 폴립이 닫힌 건 괜찮습니다. 조직이 후퇴하거나, 베이스 쪽에 흰 골격이 드러나거나, 점액이 실처럼 늘어져 벗겨지거나, 갈색 젤리가 보인다면 그건 훨씬 급한 다른 문제입니다.
- 기계적인 부분도 확인하세요. 청소하다가 파워헤드 각도가 틀어지지 않았나요? 리턴 노즐이 원래 중간 수류에 있던 산호를 직접 때리고 있지는 않나요? 산호 위에 찌꺼기가 쌓여 있지는 않나요?
-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첨가제를 넣거나, 활성탄을 넣거나, "고치려고" 물갈이를 한 번 더 하고 싶은 충동을 참으세요. 물갈이 위에 또 물갈이를 얹는 게 작은 변화를 큰 변화로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산호 종류별로 정상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일반적인 물갈이 후, 건강한 산호가 회복되는 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 산호 종류 | 보통 다시 펴지는 시간 | 이 이상이면 문제 |
|---|---|---|
| 조안투스, 팔리토아 | 1~6시간 | 48시간 |
| LPS (유필리아, 아칸, 블라스토, 파비아) | 2~12시간, 대개 다음 점등까지 | 48시간 |
| SPS (아크로포라, 몬티포라, 스틸로포라) | 폴립이 다시 나오기까지 4~24시간 | 48시간, 또는 색 변화가 보일 때 |
| 연산호 (레더, 시눌라리아) | 12~48시간 | 5일 |
| 버섯산호, 리코디아 | 1~12시간 | 48시간 |
레더 산호는 따로 설명이 필요합니다. 레더는 표면의 왁스 같은 막을 벗겨내는 동안 이삼일에서 닷새까지 닫혀 있는 게 일상이고, 물갈이가 탈피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아서 하필 물갈이 직후에 벌어집니다. 닫혀 있고 약간 미끈거려도 몸통이 단단하고 조직 후퇴가 없다면 거의 항상 괜찮습니다.
기본 원칙은 이렇습니다. 24시간 닫혀 있는 건 흔한 일이고, 48시간 닫혀 있다면 지금도 뭔가 잘못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 경우엔 기다리기보다 원인을 찾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닫힌 게 아니라 조직 후퇴나 탈색이 보인다면, 그때부터는 물갈이 반응이라는 생각을 접으세요. 그건 아직 진행 중인 수질 문제입니다.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 빈도순으로
실제로 원인인 경우가 많은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1. 수온 차이. 압도적으로 흔한 원인이고, 고치기도 가장 쉽습니다. 베란다나 창고에 두었던 새 물은 수조보다 5~10°F 낮을 수 있습니다. 8°F 차이 나는 물로 전체 수량의 20%를 갈면 본수조 온도가 몇 분 만에 약 1.6°F 떨어집니다. 산호는 2°F의 빠른 변화를 즉시 감지합니다.
2. 염도 변화. 1.025로 맞췄어야 할 물이 1.028로 나왔다면 수조 전체 염도가 올라갑니다. 증발수 보충은 물을 빼기 전에 하세요. 나중에 하면 농축된 상태의 수조를 기준으로 측정하고 맞추는 셈이 됩니다.
3. 새 물 때문에 생긴 알칼리니티 변화. 이건 경력 있는 분들이 걸리는 함정입니다. 나머지는 다 제대로 했는데도 생기거든요. 인공해수염은 통에서 나오는 수치부터 브랜드별 편차가 큽니다.
- Tropic Marin Pro Reef: 약 7.5~8.0 dKH
- Red Sea Blue Bucket: 약 8.0 dKH
- Instant Ocean: 약 10~11 dKH
- Reef Crystals: 약 11~12 dKH
- Red Sea Coral Pro: 약 11~12 dKH
수조를 8.0 dKH로 운영하다가 12.0으로 나오는 제품으로 바꾸고 25% 물갈이를 하면, 오후 한나절 만에 9.0 dKH가 됩니다. 1.0 dKH 상승인데, 이건 SPS가 눈에 띄게 삐지는 기준을 넘어선 값이고, 반복되면 팁이 타들어가기 시작하는 영역입니다.
계산은 암산으로도 될 만큼 간단합니다.
물갈이 후 알칼리니티 = (현재 수조 알칼리니티 × (1 - 물갈이 비율)) + (새 물 알칼리니티 × 물갈이 비율)
붓고 나서가 아니라, 붓기 전에 계산하세요.
4. 덜 녹았거나 방금 탄 해수. 20분 돌린 소금물은 아직 완성된 게 아닙니다. 녹지 않은 탄산염이 몇 시간에 걸쳐 계속 녹기 때문에, 한 시간째 측정한 값과 스무 시간째 측정한 값이 다릅니다. 더 나쁜 건, 이미 데워진 물에 소금을 타거나 아직 뿌연 상태에서 강하게 에어레이션을 하면 탄산칼슘이 석출되어 알칼리니티와 칼슘이 실제로 부족한 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5. pH 차이. 갓 뽑은 RODI 물은 CO2가 포화되어 있어 산성입니다. 새로 탄 해수는 보통 7.88.0에서 시작해 하루 정도 순환시키면 8.28.4까지 올라갑니다. 본수조에서 pH가 0.2 떨어지는 것만으로 산호가 닫히는 경우는 드물지만, 위의 요인들과 겹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6. 수류 변화와 흩날린 침전물. 바닥재를 사이펀으로 청소하면 유기물 구름이 일어나 산호 조직 위에 내려앉습니다. 산호는 침전물을 뒤집어쓰면 닫히고, 수류가 씻어내면 다시 펴집니다. 청소하다 건드려서 20도쯤 틀어진 채로 방치된 파워헤드도 흔하면서 놓치기 쉬운 원인입니다.
7. 손이나 호스에 부딪혔습니다. 수조에 손과 사이펀 호스를 넣다 보면 생기는 일입니다. 호스에 스친 해머 산호는 그날 하루 종일 쪼그라들어 있습니다. 완전히 정상입니다.
8. 같은 제품이라도 새 포대. 같은 브랜드 안에서도 배치별 편차는 실제로 존재합니다. 보통 0.5 dKH 정도지만 가끔은 더 크게 벌어집니다. 새 포대는 그 포대로 탄 해수를 한 번 측정해 보기 전까지 미지수라고 생각하세요.
추측을 이기는 진단법
포럼 글들이 절대 말해주지 않는 사실이 있습니다. 이 문제는 기억으로 진단할 수 없습니다. "8쯤이었던 것 같은데"는 데이터가 아닙니다. 같은 테스트 키트로 같은 방식으로 측정한, 같은 항목의 물갈이 전 숫자와 후 숫자가 필요합니다.
최소한 아래 항목들은 물갈이 직전과 두 시간 후에 기록하세요.
| 항목 | 정상 | 의심 | 거의 확실한 원인 |
|---|---|---|---|
| 수온 | 0.5°F 미만 변화 | 0.5~1°F | 1°F(0.6°C) 초과 |
| 염도 | 비중 0.001 미만 | 비중 0.001~0.002 | 비중 0.002 초과(2.5 ppt) |
| 알칼리니티 | 0.3 dKH 미만 | 0.3~0.7 dKH | 0.8 dKH 초과 |
| pH | 0.1 미만 | 0.1~0.2 | 0.3 초과 |
| 칼슘 / 마그네슘 | 정상 범위면 무관 | 급성 문제와는 연관이 드묾 | 급성 원인인 경우는 거의 없음 |
알칼리니티가 맨 위에 있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해수를 갈 때 가장 크게 움직이는 항목이면서, 동시에 산호가 빠른 변화를 가장 못 견디는 항목이거든요. 산호는 7.5 dKH에서도 잘 지내고 10 dKH에서도 잘 지냅니다. 다만 반나절 만에 8에서 10으로 가는 건 못 견딥니다.
수조만 측정하지 말고 새로 탄 해수도 측정하세요. 본수조만 측정하는 습관이면 잘못 탄 해수는 이미 수조에 들어간 뒤에야 드러납니다. 그리고 내 수조의 알칼리니티가 평소 하루에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른다면, 그 기준선부터 잡는 게 먼저입니다. 그 값에 따라 위의 모든 숫자를 읽는 방식이 달라지니까요. 내 수조의 소모 속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일일 알칼리니티 소모량 글에서 다룹니다.
이런 일이 안 생기게 물갈이하는 법
어려운 건 하나도 없습니다. 그냥 루틴입니다.
- 파워헤드로 24시간 순환시킨 뒤 사용하세요. 30분도 2시간도 아닙니다. 알칼리니티가 높게 설계된 제품일수록 완전히 녹는 데 하루가 온전히 필요합니다.
- 상온에서 녹인 뒤 데우세요. 뜨거운 물에 소금을 넣으면 석출을 부릅니다.
- 수온은 1°F 이내로 맞추세요. 물통에 5만 원짜리 50W 히터 하나 넣고 전날 밤에 켜두면 이 문제는 영구히 해결됩니다.
- 염도는 비중 0.001 이내로 맞추세요. 굴절계는 RODI 물이 아니라 35 ppt 교정액으로 교정하고, 두어 달에 한 번씩 재교정하세요.
- 새로 탄 해수를 넣기 전에 측정하세요. 최소한 알칼리니티만이라도요. 30초면 되는 일이 최악의 실패를 막아줍니다.
- 한 번에 10~20%씩, 주 1회 또는 격주로 하세요. 20% 물갈이는 어떤 항목이든 움직일 수 있는 폭에 상한선을 걸어줍니다. 50%를 갈아야 할 것 같다면, 며칠 간격으로 20%씩 두 번 하세요.
- 증발수 보충을 먼저 하세요. 그래야 기준으로 삼는 수조가 실제 염도 상태입니다.
이 일곱 가지만 지키면 산호가 닫히는 문제는 거의 사라집니다.
사실 물갈이 때문이 아닐 때
물갈이는 탓하기 편한 대상입니다. 마침 그 자리에 서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우연일 때도 있습니다.
- 알칼리니티가 이미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도징이 일주일째 소모량을 못 따라가고 있었다면 산호는 이미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물갈이는 마지막 한 방이었을 뿐입니다. 고쳐야 할 건 도징 스케줄이지 물갈이 루틴이 아닙니다.
- 조명 주기. 상당수의 LPS와 대부분의 조안투스는 자기 스케줄대로 닫힙니다. 저녁에 물갈이를 했다면 그냥 평범한 야간 모드를 보고 있는 걸 수도 있습니다.
- 해충. 편형동물, 몬티포라 갯민숭달팽이, 레드버그, 실타래고둥, 공격적인 아이프타시아 모두 산호를 닫게 만들고, 이게 물갈이 탓으로 오해받습니다. 소등 후에 손전등으로 산호를 비춰 보세요.
- 옆 산호의 공격. 옆 산호의 스위퍼 촉수가 닿을 만큼 자란 산호는 한쪽 면만 닫힙니다. 방향성 있는 닫힘은 아주 강한 힌트입니다.
- RODI 필터. DI 수지가 다 되면 규산염, 암모니아, 구리가 새 물에 섞여 들어갈 수 있는데 수조 자체는 멀쩡해 보입니다. 정수 출수구 TDS가 0인지 확인하세요.
- 손에 묻은 오염물. 로션, 비누 잔여물, 예전에 다른 용도로 한 번 썼던 물통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경우들의 공통된 신호는, 산호가 정상적인 시간표대로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갈이 반응은 사그라듭니다. 진행 중인 문제는 사그라들지 않습니다.
요약
물갈이 몇 시간 뒤에 산호가 닫혀 있는 건 정상이고 대개 같은 날 안에 풀립니다. 48시간을 넘겼거나 조직 후퇴가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그건 반응이 아니고,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그 원인은 열에 아홉 수온, 염도, 알칼리니티이고 빈도 순서도 그 순서입니다. 그리고 그건 기억을 더듬어서가 아니라 물갈이 전후의 숫자를 비교해서 찾아냅니다.
Recif는 바로 이 문제를 위해 저희가 만들고 있는 해수 관리 앱입니다. 모든 측정값을 기록하고, 각 항목을 목표 범위와 함께 그래프로 그려서 급변이 한눈에 보이게 하고, 산호가 반응하기 전에 변화를 알려줍니다. 아직 개발 중이고,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는 앱 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